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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무비(시나리오와 함께 보기)

처음이라서...

아주 뜨거운 여름(?), 평일 오전의 상암동 하늘 공원은 촬영을 하는 우리팀 말고는

사람들을 거의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늘도 거의 없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공원이라

자칫 잘못하면 태양에 구워질지도 모르거든요. (저는 이미 속초에서 약간 구워진 상태라......ㅋ)

하루를 거의 꽉 채워서 촬영을 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함께 고생한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참 부조리한 사회죠? 

모든 곳에서 경력이 있는 사람들만 우대한다면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초년생들은 도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까요?

 

 

 

처음이라서...

 

등장인물

-에디터(차장)

-신작가

-모델(주연)

-신인모델(김성수)

-매니저(정현주)

-주연매니저

-어시()

 

1. 주차장

 

차에서 촬영 장비를 내리는 신작가와 어시()

 

신작 그건 여기서 안 쓸거니까 그냥 두고, 그거 내려놔요

어시 . 그럼 이건?

신작 그것도 가져가요

 

짐 몇 개 들고 가는 어시와 손에 작은 수첩을 하나 들고 신작가에게 오는 에디터

 

에디 오셨어요?

신작 . .

에디 주연씨는 아직 안 왔어요.

신작 (시계보고) 아직 시간 안 됐네요. 오겠죠.

에디 남자 모델은 오늘 첫 촬영인데....

신작 그래요?

에디 이번 컨셉이.... 말씀드렸던 것처럼 풋풋함을 보여주는 거라서 모델도

신인으로 한번 구해봤어요.

신작 탑모델들 준비 해뒀다고 하지 않았어요? 겨우 주연씨 한명?

에디 그렇게 됐어요. 그래도 보시면 괜찮아요. 신인 티도 그렇게 안나고....

신작 ....이거 참

에디 에이. 작가님 힘들지 않게 잘 조절할게요. 필요한 컷 딱 나오면 한방에 바로 오케이!

신작 차장님 사진이 무슨 장난이예요?

내가 조무래기들 사진 찍자고 유학까지 가서 공부하고 온 줄 아세요?

에디 작가님. 작가님 무시하는거 아니고, 어차피 이번이 사실상 입봉하시는 거잖아요.

제가 이번에 컨셉 죽이는 걸로 잡아놔서 진짜 자신 있어요. 애들만 신인이지

화보 나오면 작가님 하고 사진 찍을라고 셀럽들 줄 쫙 설거예요. 그러니까

저 한번 믿어줘봐요.

신작 .....주연씨는 언제 온데요?

에디 다 왔어요. 저 가서 뭐 마실거 좀 사올께요. 먼저 가 계세요. 저기로 가면 돼요.

신작

 

2.공원

 

모델(성수)하고 서서 이야기하고 있던 정현주 매니저, 작가가 오는 걸 보고

 

정매 저기 오네. 작가님 여기, 여기

신작 안녕하세요

정매 아이고 반가워요. (손 내밀고) 정현주라고 합니다.

신작 (놀라고) ?

정매 생긴거랑 이름이랑 다르죠? 외모만 이래요. 이름처럼 부드러운 남잡니다.

신작 ......

정매 (성수에게) 인사해. 미국에서 사진 공부하고 온....

신작 독일입니다.

정매 진수진 작가님

신작 신수진!

정매 신수진 작가님.

. 미안합니다. 미국이나 독일이나 난 다 똑같아 하하하

성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숩니다.

신작 모델 처음이라구요?

성수 .

신작 잘 할 수 있겠어요? 첫 촬영인데? 거기다 야외야.

성수 .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역마살이 좀 있어요. 그래서 밖으로 돌아다니는게

제 운명이라고....

신작 역마살이 야외 촬영하고 무슨 상관이예요.

성수 상관은 없겠..... 그런데 돌아다닐라면 밖으로 다녀야 하잖아요?

신작 알았어요. 그만

정매 , 팍 뜰겁니다. 제가 눈이 좋아요. 얘 딱 보는 순간 후광이 딱 보였다니까요?

여기, 여기 잘 보세요. .. 라고 딱 써 있잖아요.

신작 ... (성수에게) 저기 가서 한번 서 봐요

 

종종 걸음으로 뛰어 가는 성수 어정쩡하게 서서 신작가를 바라보고 있다

 

신작 아니.. 뭐라도 좀 해봐

성수 . (어색한 포즈)

신작 (혼잣말) 돌아버리겠네

 

비닐 봉투에 물 몇 통 사가지고 오는 에디터,

 

에디 ? 벌써 시작했어요?

신작 아니요. 그냥 자세만 보는 중이예요. ....

에디 더워요. 물 한잔 마시고 해요. 제가 컨셉 이야기 좀 할게요.

신작 철이씨. 카메라 가지고 와.

 

-몽타쥬-(씬 재구성)

옹기종기 모여 촬영 컨셉 설명하는 에디터와 답답한 마음으로 듣는 신작가

 

포즈 취하는 성수, 사진을 찍는 신작가, 그 뒤에서 성수를 조종하는 에디터,

성수에게 포즈를 요구하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에디터가 방향을 바꿔버린다.

 

신작 . 왜 자꾸 움직여

성수 ......

신작 티 내지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해. 하기 싫어?

에디 (윙크, 고개 끄덕끄덕)

성수 (울먹)....아닙니다.

신작 똑바로 좀 해요.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매니저가 씌워주는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면서 들어오는 주연

 

주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주변을 다 둘러 인사를 하는데 신작가를 보고는 잠시 표정이 굳고, 위 아래를 훑는다.

 

주연 ...녕하세요.

신작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TV에서 많이 뵀는데... 이렇게 같이 일하게 돼서

영광이네요

주연 그래요?

신작 더우시죠?

주연 . 잠시만요. (매니저에게) 대표님, 잠깐 이야기 좀 해요.

 

한쪽 구석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

 

주연 뭐야? 내가 무슨 신인 작가 연습 촬영 해주는 모델이야?

대표 아니야. 그래도 유학파야. 사진 잘 찍는대

주연 뭐 찍었는데?

대표 ....이제 찍겠지

주연 그것 봐. 내가 무슨 자선 사업가야? 내가 말했지? 난 신인들하고 작업 안 한다고.

 

에디터 온다.

 

에디 주연씨 무슨 일?

주연 차장님, 너무 하잖아요. 제가 모델로 서는데 신인을 데리고 오는게 어디 있어요?

에디 다른 작가들 스케줄이랑 주연씨 스케줄이 겹쳐

주연 어머? 그래서 땜빵이랑 촬영 하라는 거예요?

에디 아냐. 저 작가 그래도 상도 많이 받고 그래서 사진 잘 찍어. 믿어 봐.

주연 그래봤자 아마추어, 대학교 상장 몇 개 가지고 되겠어요? 됐구요.

저 편집장님하고 이야기 좀 해야겠어요. 오늘은 못 찍겠어요.

편집장님 한국에 있죠?

에디 한국에 있지....주연씨 그러지 말고 한번 찍어보자. 내가 책임 질게.

주연 차장님 실망이예요. 됐어요. 대표님 가요.

대표 ? ...

에디 주연씨

 

멀리 사라지는 주연을 바라보고 있는 에디터, 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는 신작가

 

신작 . 포스 봐. 장난 아니예요. 그쵸?

정매 ... 우리 회사에 저런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신작 저 친구나 잘 키워요.

정매 그렇죠. 그래야죠

신작 어디 가는 거지?

정매 의상 갈아 입으러 가나보죠?

신작 . 그렇구나.(신이 나서) 우리 그럼 사진 좀 찍고 있을까요?

성수 .

신작 저기 가서 서봐요.

 

어정쩡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을 보고도 허허 웃으면서 디렉팅을 한다. 계속 되는 사진 촬영

 

(alt)

먼발치, 안타깝게 신작가를 보다가 전화를 거는 에디터

에디 편집장님, 김감독님 스케줄 좀 잡아주세요. 주연씨가 신인 작가하고는 죽어도

촬영 못하겠다고, 그냥 가버렸어요. 아마 편집장님한테 연락 갈 거예요.

신인 시절 없는 프로가 어디 있어요. 모르겠어요. 편집장님이 이야기 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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