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급조된 시나리오였습니다.
속초행을 먼저 결정 짓고, 어떤 배우가 참석할지 확인하고,
그 배우들이 무슨 일을 만나면 좋을지 생각하고......
그리고 놀(?) 생각도 하면서 시나리오를 구상하려니
특별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속초에서 찍은 내용도 생각과 다르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되었구요.
그래서 이후, 대본을 조금 더 수정해서 추가 촬영을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아주 조금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말이죠.
일주일에 한 편, 시나리오 부터 촬영,편집, 업로드 까지 하는 프로젝트라는걸
알면 보는 관객들이 이해를 해주실꺼야. 하며 스스로 합리화해보지만
절대 그렇지 않겠죠. 결과만 보고 평가를 할테니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나리오와 영상이 꽤 많이 다릅니다)
등장인물
선희
진수
정배
1. 카페(공원)
카페(공원 벤치)에 앉아 다정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커플
진수 부모님 언제 만나게 해 줄 거야?
선희 어? 그건..그건.. 조금만 기다려줘
진수 왜? 내가 나이가 많아서?
선희 아니야.
진수 나이차가 많이 나면 어때?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데.
선희 알아.
진수 섭섭한데?
마침 울리는 전화벨. 얼른 전화기 들고 저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선희
선희 오빠, 전화 좀 받고 올게
진수 응.....
멀리 이동해서 전화를 받는 선희, 인상을 찌푸리기도, 울먹이는 것 같기도, 애절하게 부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모습을 의아하게 보는 진수. 전화 끊고 자리로 돌아오는 선희
진수 왜? 무슨 일이야?
선희 오빠. 바다 가자
진수 갑자기?
선희 멀리 좀 가고 싶어.
진수 그...래.
2. 골목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는 정배
정배 바람을 펴? 니가?
3. 휴게소
꼬치 소시지에 케첩과 머스터드가 겹겹이 뿌려진다. 그 꼬치를 들어 '아'하고 선희에게 먹여주면 한 입 베어 물고 난 입가에 묻은 소스, 그걸 보고 '으이그' 엄지 손가락으로 쓱 훔쳐주고,
그 손가락을 입으로 쪽 빨아 닦는다. 선희 '뭐야?' 하면 입맛을 다시는 진수, 깔깔 웃는 두 사람.
달리는 차 안
창 밖으로 한쪽 팔과 머리를 내놓고 바람을 맞는 선희,
선희 아...시원해. 너무 좋다
차 뒷좌석에 있는 선희의 가방에서 벨이 울리는데 선희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탓에 듣지를 못한다. 진수가 운전을 하다가 힐끔 가방을 보고 뒤쪽으로 손을 내밀어 후비적거린다.
선희 그 모습 보고 깜짝 놀라서
선희 아니야. 내가 받을게
뒷좌석의 가방을 가져와서 전화기를 꺼낸다. 누구한테 온 건지 확인도 하지 않고 허겁지겁 전화를 끊는다.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진수
4. 바닷가
바닷가를 걷는 선희와 진수, 선희는 진수의 팔짱을 꼭 붙들고 걷는다.
바람이 불어 날리는 머리카락을 진수가 바로 잡아주려고 한다.
선희, 파도가 들어오는 바닷가로 갑자기 뛰어간다.
신이 나서 파도의 거품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기도, 밖으로 도망 나오기도 한다.
진수, 파도가 저 멀리 갔을 때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던 선희를 따라가 꼭 끌어안고 선다.
선희 악, 안돼, 파도 오잖아
진수 내가 있잖아. 나랑 같이 있으면 이런 바닷물쯤이야
선희 싫어. 옷 다 젖어
진수 못 놔줘. 너 꽉 붙잡을 거야..
선희 차가워. 다 젖었어
진수 시원한데?
선희 몰라
진수, 선희에게 가볍게 뽀뽀를 하고 도망간다.
진수 나 잡아 봐라~
제자리에 서서 꿈적도 하지 않는 선희, 저만치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진수
진수 왜그래? 화났어?
선희....
진수 옷 젖어서 그래? 아님 나 잡아 봐라 하는 거 창피해?
선희 (뒷덜미를 움켜잡고) 잡았다
진수 아. 뭐야.
선희 가자. 앞장서 이놈.
깔깔대며 즐거운 선희와 진수
주차장
신발을 손에 들고 맨발로 걸어와서 차에 타고 떠나는 선희와 진수
저 멀리서 뛰어오는 정배, 이제 막 커플이 떠난 자리를 지나쳐 바다를 향해 뛰어간다.
5. 바닷가
바닷가로 뛰어가 먼바다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정배.
정배 “김선희! 나와. 어디갔어? 너 잡히면 가만 안 둬! 으아. 씨발!”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핸드폰을 열어 무언가를 보고 (마약중독자 같이)
정배 니가 뛰어봤자지, 딴 남자를 만나?..... 여기까지 도망 왔다?
............ 그러면 내가 못 잡을 줄 알고? 이제 끝이야.
풀이 죽어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정배 "미안해, 제발 돌아와 내가 잘할게 ““
6. 숙소(또는 공원)
선희와 진수, 벤치에 앉아서 먼 하늘 바라보고 있다. 진수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선희 진수의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갑자기 눈이 동그래지고, 또 그 모습을 보고 진수도 놀라 당황하고, 벌떡 일어나는 진수
진수 여..여.. 여기 어떻게 알고.....
정배 씨발, 말도 없이, 나한테 말도 없이.... 딴 남자를 만난다고?
선희 아냐, 그런 거 아니야.
진수 도대체 뭐야? 이 새끼는?
선희 (진수 뒤에 숨어) 무서워
진수 가만히 있어
정배 어쭈, 이리 안 와?
선희.....
진수 가라. 존말 할 때. 꺼지라고
정배 내가 이렇게 눈 앞에 버젓이 있는데 지금 이 새끼 뒤에 숨어서 그러고 있는 거야??
너 정말 뻔뻔한 것 같지 않냐?
선희 미안해, 제발 그러지 마..
정배 미안해? 그걸 알면서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야?(악!)?(악!)
선희 제발. 제발 그러지 말라고.(울부짓는다)
진수 진정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저리 가 있어
정배 네가 뭘 알아서 해(하고 달려들면)
정배와 진수 엉켜 뒹군다. 하지만 정배는 힘없이 진수에게 제압당한다.
땅바닥에 얼굴이 짓이겨진 채로
정배 선희, 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진수 닥쳐, 선희야 저기 저 줄 가져와
자리에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선희, 천천히 손을 뻗어 바닥에 널브러진 줄을 줍는다.
Cut to
나무에 정배를 묶는 진수. 마지막으로 탁탁 끈을 당겨 잘 묶였는지 확인한다.
진수 미친 새끼, 적당히 해라. 정신병원에 쳐 넣기 전에
그 와중에 , 씨익 웃는 정배
7. 다시 숙소 (또는 공원)
떨고 있는 선희의 어깨를 감싸며
진수 무서워 하지마, 또 오면 또 막아줄 거야.일어나. 가자“
진수는 선희를 부축하고 가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8. 차 안
겁에 질려있는 선희, 차에 올라타는 진수
진수 그 새끼 이제 못 와
선희 아냐. 또 올 거야. 계속 그러고 있어.
진수 경찰에 신고하자.
선희 신고해도 소용없어. 여러 번 신고했어. 그래 봤자 주의만 주고 다시 돌려보내
진수 널 이렇게 괴롭히는데도?
선희 내가 죽거나 다쳐야만 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나 봐..
진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왜 진작 얘기 안 했어. 앞으로 내가 항상 옆에 있을게..
널 계속 지켜줄게.
Cut to
묶인 끈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배, 끈이 곧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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