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욱 배우의 지인이 실제로 겪었던 경험을 조금 더 극화하였습니다.
보기 불편한 분들도 있는 듯 하지만, 영화일 뿐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엔딩을 열어둔 건, 차가 멈춘 후, 극 중 수연이 술이 깨서
차 뒷자석에 놓인 둔기를 이용해 대리기사의 머리통을 깨버리고
탈출하는 호러 이야기를 구상해 두기는 했습니다.
다음편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
수연
그놈
민수
미라
1. ins, 대로를 지나가는 수연의 자동차
2. 차 안
흔들거리는 차의 뒷좌석, 머리를 헝크려 뜨린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자는 수연
-눈 감고 새근거리며 자고 있는 얼굴
-그 옆에 널부러져 있는 가방
-그 아래 떨어져 있는 핸드폰
-축 늘어져 있던 손을 들어 어깨 쪽을 긁는데 앞섶 단추가 하나 풀린다.
룸미러를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는 그놈
-룸미러에 비치는 그놈의 눈
-침을 삼키는
-수연을 향해 앞좌석 의자 사이로 오른팔을 쭉 빼려다가 잠시 멈춘다.
-히터를 트는 손
-온도가 올라가는 계기판 (24도까지)
더워지는 차 안, 수연은 잠에서 살짝 깬다. 그러나 아직 취기가 남아 있어 지금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수연 아..더워....에어컨 틀어줘
아무 말 없이 운전을 하고 있는 그놈
수연 (앞 좌석을 두드리며) 덥다고! 에어컨 틀라고~
그놈 네. 알겠습니다.
바람 세기를 올리는데 온도는 더 올라간다. 26도
수연 음냐...진작 틀어주지....
-룸미러를 통해서 다시 잠에 빠진 수연의 얼굴을 보다가 룸미러의 방향을 수연의 다리 쪽으로 꺾는다. (합성)
-수연이 다리를 긁적이는데 짧은 치마가 살짝 말려 올라간다.
-치마가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올라가면
-신호등 빨간불이 켜지고, 수연의 차는 멈춘다
-노골적으로 몸을 돌려 수연을 바라보는 그놈
-시선을 느끼고 살짝 실눈을 뜨는 수연, 천천히 치마를 바로 잡는다. 그리곤 눈을 뜬다.
-앞 유리창 너머로 횡단보도 파란 신호등이 보인다.
수연 파란불이잖아요. 안가요?
그놈 (여유)아. 네...
-그놈은 핸들을 양손으로 꼭 쥐고 룸미러를 꺾어 다시 수연의 눈을 본다.
-눈을 감고 있는 수연
-그러나 손은 옆으로 뻗어 더듬더듬 가방을 찾는다.
3. 술집 화장실 앞 (철계단)
수연, 상가 건물 화장실 앞 계단에 쪼그려 앉아있다. 그 옆에 미라, 수연을 깨우려고 애쓴다.
미라 얘는 달리자고 할 때는 언제고.... 수연아. 일어나봐.
수연 으...응....으....알았어...
미라 미치겠네. 갑자기 왜 이래?
민수 (민수 등장) 왜 안 들어와?여기서 뭐해?
미라 얘 어떡하니? 화장실 가자고 해서 데리고 나왔더니 여기서 이러고 있어
민수 얘 원래 이렇게 술이 약했나?
미라 아니. 이런 적 없었는데.....
민수 아이씨. 오랜만에 만났는데 벌써 취하고 그러냐. 재미없네
미라 그러게. 수연아. 눈 떠 봐(뺨을 톡톡 두드린다)
수연 아으....아퍼....
민수 짱나네짜증 나네.안되겠다안 되겠다.얘 보내버리고 우리끼리 놀자. 다른 친구 하나 부를게
미라 얘 차 가지고 왔는데... 어떡해?...어떡해?
민수 (수연의 귀에 대고) 야 일어나, 대리 불러줄 테니까 집에 가자.
수연 으...응....알았어
고개를 끄덕이는데 눈을 도무지 뜰 생각이 없는 수연.
민수 들어가서 전화하고 올 테니까.기다리고 있어.
민수 퇴장하는 뒷모습을 향해서 미라 소리 지른다
미라 야. 나 화장실 아직 못 갔어
민수 (O.S) 잠깐만 기다려. 금방 올게
미라 아...안돼........안되는데.......수연아아... 안돼........ 안되는데....... 수연아.여기 잠깐 있어. 나 화장실 금방 갔다 올게.
미라 정신없이 화장실로 향해 간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수연은 '집에 가자, 집에 가자' 하면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걷는다.
4. 차 앞
위태롭게 걸어서 차 앞까지 간다. 차 키를 '뾱''뾱'하고 누르는데 소리는 들리고 차 문은 열리지 않는다. 차 키를 누르고, 손잡이를 흔들어보고, 반복한다.
5. 술집 화장실 앞 (철계단)
화장실에서 나온 미라 수연이 안 보인다..
미라 어? 벌써 데리고 간 거야?뭐지?
6. 차 앞
차키 누르는 걸 반복하고 있는 수연, 뒤로 그놈 나타난다.
그놈 대리 부르셨죠?
수연 (눈, 게슴츠레) 아. 네네...아..네네...
그놈 이쪽이네요.
그놈, 뒤쪽을 가리키면 수연 차키를 들어 '뽁''뽁'하고 눌러본다. 차에 불이 번쩍거린다.
수연 아. 저기 있었네...
7. 술집 안
미라, 들어와 자리를 보는데 수연은 안 보이고, 민수는 누군가와 통화 후 전화를 막 끊는 중이다
미라 (앉으며) 수연이는?
민수 대리 불렀지 (웃는다)
8. ins, 골목으로 들어가는 수연의 자동차
9. 차 안
눈은 감고 아직 잠든 척, 손을 더듬어 가방을 겨우 자기 쪽으로 끌어온다.
-정면을 보고 운전을 하고 있는 그놈
상체는 고정하고 조심조심 가방을 뒤지는 수연, 핸드폰이 없다.
-'어디 있는 거야 아씨...'(V.O)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헉' 하고 그놈을 보는데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는 그놈
-정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놈,
-놀라 눈을 질끈 감았다가 서서히 깨는 척하는 수연
-벨소리가 바닥에서 나는 것을 확인하고
수연 음냐...음...음냐... 음... 전화가 오네? (주으며) 전화기야 왜 거기 있는 거야?여보세요?
민수 수연아~ 가고 있어?
수연 (창밖으로 시선을 둔다) 응~
민수 지금부터 아무 말하지 말고 듣기만 해, 우선 통화 볼륨 낮춰 빨리!!
미라 수연아, 볼륨~ 볼륨 낮추라고~~ 빨리~~~~빨리~~
떨리는 손으로 통화 볼륨을 천천히 꾹꾹 누른다. 그러면 그놈도 따라서 차 안에 조용히 흐르던 음악 볼륨을 완전히 낮춘다.
수연 (울먹이듯) 으응....
민수 볼륨 낮췄지? 잘들어잘 들어...수연아~
-단추가 풀린 앞섶을 붙잡아 모으는 수연, 치마 단도 살짝 당겨 본다.
-룸미러를 통해 빤히 바라보는 그놈, 한참 바라보다 윙크를 하고 씩 웃는다.
-움찔, 수연은 무서워서 입술은 움찔거리는데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민수(V.O) 우리도 지금 알았는데..... 하..... 우리가 부른 대리기사가 아직 안 왔어
-천천히 몸을 돌려 수연을 바라보는 그놈.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는다.
10. 술집 안
민수 너 태우고 간 사람은 우리가 부른 대리기사가 아니라고~
(전화 툭 끊기고) 어? 끊어졌어. 하하하 얘 졸라 놀랐나 보다. 정신 바짝 들 거야
미라 끊어졌어? 끊은거야?
민수 이 정도 충격을 줘야 다음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술을 마시지
미라 그래도 좀 너무 한 거 아닌가? 너무 놀랬을 거 같아.
민수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래. 괜찮아. 너 재식이 알지?
미라 응
민수 예전부터 수연이 소개시켜 달라고 난리였거든. 이 참에 둘이 인사도 나누고 좋지 뭐.
미라 아. 재식이한테 부탁한 거야?어? 저기 오네?
재식이 술집 안으로 들어온다. 카메라는 재식이의 뒷모습만 보여준다.
재식 여~ 민수. (앉는다)
민수 벌써 갔다 왔어??
재식 응? 아니 어디 있는지 못 만났어.(얼굴 등장) 차 없던데?
민수, 미라뭐?
11. 외딴곳 (alt ending)
정차된 차, 시동은 걸려있다. 카메라 서서히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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