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활동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 활동을 하는 사회 초년생의 경험담입니다.

출연하는 배태랑 배우님의 실제 경험담을 조금 (많이) 각색하였습니다.

 

 

 

1. 회사 로비 (카운터)

 

안으로 들어오는 성훈, 카운터에 있는 지연에게

 

성훈 오늘 두 시에 면접 약속하고 왔는데요.

지연 (핸드폰 들어 시계 보고) 두 시요?

(전화를 건다) 사장님. 오늘 두 시 약속 있어요?......네......네......알았어요

성훈 (땀 닦으며) 제가 조금 일찍 왔습니다.

지연 따라오세요

성훈 네. 감사합니다.

 

2. 복도

 

(리듬감 있게) 슬리퍼를 질질 끌고 (또는 몸매가 드러나는 딱 달라붙은 치마를 입은 채로 엉덩이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걸어가는 지연의 뒤를 따라간다. 꽤 긴 복도를 지났지만 지연의 뒷모습에 정신이 팔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대표실 문 앞에 서면 아래만 보고 걷던 성훈은 지연이 멈춰 서자 부딪칠 뻔하고......

 

지연 어멋!

성훈 죄송합니다.

 

3. 대표실

 

지연, 문 열고 성훈을 안으로 안내하는데, 안쪽에서 대표가 지연을 부른다.

 

대표 어이, 이거 프린터 좀 어떻게 해봐.

지연 (짜증) 그거 잉크 없어서 주문해놨다니까요.

대표 오케이. 그럼 됐고, 구대리 좀 나한테 오라고 해.

지연 네.

대표 (성훈에게) 거기 앉아요. 자기소개서를 뽑을라고 했는데 프린트가 안된다네?

성훈 (가방에서 서류철을 꺼낸다) 자기소개서 여기 있습니다.

대표 오....준비성~

성훈 제가 수시로 필요해서....

대표 면접 보러 많이 다녔나 보네? 걱정하지마걱정하지 마.첫인상이 좋네, 느낌 있어...

성훈 감사합니다.

대표 보자... 군대 제대한 지 얼마 안 됐네? 지금 나이가....

성훈 스물일곱입니다.

대표 ......나이가 많네? 막 제대했다며??

성훈 네... 6년 복무했습니다.

대표 왜 그렇게 길어? 사고쳤어?

성훈 현역 복무하다가 제대 앞두고 부사관 지원을 했었습니다.

대표 아...부사관

성훈 네

대표 군인으로 평생 먹고살라고??

성훈 네 장기복무하려고 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대표 으음. 그래서 전역을? 뭐 보나 마나 돈이 필요했겠지?

성훈 아....뭐.....

대표 오케이, 걱정하지 마. 우리가 뭐하는 덴지는 알고 왔어?

성훈 아....뇨.

대표 모르고 왔다...?

성훈 (조심히 고개 끄덕)

대표 오케이~ 오케이. 이제부터 배우면 되지. 차근차근 배워 나가자고.

성훈 네? 그럼....?

대표 내일부터 바로 출근해.

성훈 내일이요?

대표 왜? 뭐가 더 필요해?

성훈 아닙니다. 그런데 아직 개인적으로 정리할게 좀 남아서...

대표 오케이. 그럼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할까?

성훈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대표 대신 이번 주에 서류 몇 장 준비해 와. 월급 통장도 만들고,

회사에 직원 등록도 하고... 뭐 그런데 필요한 거니까

성훈 네... 그런데 월급 통장은 제가 쓰고 있는 은행 계좌로 하면 안 될까요?

대표 어. 그래 그럼. 통장하고 도장만 가지고 와.

성훈 (갸우뚱)

대표 그리고, 주민등록등본 두 통..

성훈 (손가락을 꼽으며) 주민등록등본 두 통

대표 재정보증서 한 통.

성훈 재...정.... 보증서요? 그건 왜 필요한 건가요?

대표 돈 벌고 싶지?

성훈 ....네

대표 나만 믿고 따라와. 군바리들이나 보면서 쥐꼬리만 한 봉급 받던 건 잊어버리고

이제는 따블 백에 신사임당 가득 담아서 비엠 따블류 타고 놀러 다니게 해 줄 테니까,,

성훈 아...네..

대표 평~생 직장이다...생각하고!

성훈 네. 알겠습니다.

 

노크 소리

 

대표 들어와.

 

구대리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성훈에게 부드럽게 이야기를 하던 대표의 말투는 구대리를 향할 때는 매우 거칠어진다.

 

대표 야. 구데기...구대리. 새로 일 할... (자기소개서 뒤적이며) 성이 뭐드라?

성훈 민입니다. 민성훈

대표 응 그래. 민. 새로 일 할 민대리한테 니 일 똑바로 인수인계 해

구대리 (작은 소리) 네

대표 소리 봐라. 하여튼....저 새낀....(성훈에게) 집에 가기 전에 자리만 보고 가.

성훈 (빤히 보면)

대표 사람들 상대 할라면 대리부터 달고 시작하는 거야.

성훈 아..네...

구대리 (V.O) 저기 안쪽 쓰시면 돼요.

 

4. 좁은 사무실

 

cut to

텅 빈 책상 위에 하나씩 놓여있는 서류철, 좁디좁은 공간을 두리번거리며 바라보는 성훈.

 

성훈 (보고 있으면)

구대리 여기 뭐하는 덴지 모르고 왔어요?

성훈 이력서 넣은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요

구대리 ....잘 다니세요

성훈 .....그만두시나 봐요?

구대리 그쪽 안 오면 전 그만두지도 못해요

성훈 인수인계가 철저한가 보네요?

구대리 뭐....그렇죠. 이쪽으로 오세요

 

구대리 먼저 나가면 성훈 혼자 남아 있다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철을 툭 치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