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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무비(시나리오와 함께 보기)

날구해'듀오'

운명의 짝을 만나기 위해 어디인지 모르는 곳을 찾아간 두 남자.

그들이 찾으려고 하는 운명은 과연 누구일까요?

 

 

 

날 구해 듀오!

 

-등장인물-

창봉(39세,남) 

감태 양식장 운영하는 촌놈, 촌스런 정장 차림 (대사는 모두 사투리 처리)

해준(29세,남) 

이제 막 사회생활 시작한 나름 인텔리, 깔끔한 정장 차림

안내자(미정,여) 

까칠한 직원, 무채색의 중성적인 의상

매니저(미정,여) 

진한 뿔테 안경에 검은 정장, 웬만해선 잘 웃지 않고 차가운 사람

소연(20대,여)

붉은 계열 원피스(임부복) 입은 임산부

정우(30대,남) 

소연의 남편

 

 

1. 대기실

 

안내자, 서류철을 들고 대기실로 온다. 서류를 들쳐보면서 둘에게 질문한다.

 

안내자 (차갑게) 이해준씨이해준 씨?나이가 어떻게 되죠?

해준 서른입니다.

안내자 (서류철 보고) 92년생 아니에요??

해준 . 제가 빠른 년생이라 91년생들이 친굽니다.

안내자 스물아홉이네요?

해준 원래는 스물아홉이긴 한데, 91년생 들하고 친구라 서른 살로 삽니다.

창봉 더 살아봐라. 나중에는 한 살이라도 더 어려질라고 만 나이로 셈하고 그러는데

니는 어째 공짜로 한 살을 더 먹을라고 그러냐?

해준 그럼, 친구였던 애들을, 학교 졸업했다고 형이라고 부릅니까??

창봉 내는 지금 서른아홉인데 위아래로 열 살씩은 다 친구 먹는다.

너도 나랑 딱 열 살이니께 친구 하자 하하하

나이 많으면 누가 밥을 주냐? 밥을 사줘야지?

안내자 나이는.... 별로 의미 없어요. 여기서는....

창봉 암만 그래도 따질 건 따져야지?

안내자 스물 아홉.....(기록한다) 홍창봉씨는 서른아홉이시라고요!?

창봉 (우렁차게) 그렇습니다. 그리고 내는 서산에서 감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안내자 아뇨. 그건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해주시면 되구요

창봉 (끄덕하고) 니 감태 좋아하나?

해준 그게 뭔데요?

창봉 아...그걸 모르는구나? 감태는 파래와 김의 중간...

안내자 홍창봉 씨 안으로 들어가세요. 매니저님 기다리고 계세요.

창봉 (한쪽 문을 가리키면서) 어디? 저쪽?

안내자 네 그쪽.

창봉 그래요. 그럼. (들어가다가) 어이 친구. 내 나오면 감태 한 봉지 줄테니까 가져가서

맛봐. 맛이 아주 고급져. (안내자 보고) 그쪽도 한 봉지 드릴라니까...

안내자 (피식)

해준 (고개 푹 숙이고) 아 씨발 꼰대 새끼

 

나가던 창봉 '나한테 뭐라고 하나?' 하는 눈빛으로 다시 문 열고 고개 빼꼼 내민다. 해준 억지 미소를 보인다. 안내자 귀찮은 듯 창봉에게 들어가라는 손짓을 보낸다.

 

2. 상담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매니저는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고, 문 앞에 서서 매니저를 바라보던 창봉은 헛기침을 한번 해본다. 그러나 반응이 없는 매니저. 한걸음 앞으로 나서면

 

매니저 잠깐만, 거기 잠깐 서봐요. 뒤로 한번 돌아보고, 앉았다 일어나 보세요.

창봉 (일어나면서) 에구구구... 이거 뭐 체력 테스튼가요?

매니저 (씩 웃고) 이리 와 앉으세요

 

창봉 자리에 앉아서 무슨 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매니저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대고 '

그걸 따라 하는 창봉 '' 다시 말없이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는 매니저. 그런 매니저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창봉, 서서히 고개를 앞으로 들이미는데...

 

매니저 !

창봉 아이구 깜짝이야

매니저 묻는 말에 대답하세요.

창봉 어메...뭐 이런데가 다 있어요?

매니저 사는 곳은?

창봉 깜짝 놀래키더니 이젠 숨도 못 쉬게 해요?

매니저 사는 곳은 어디예요?

창봉 아까 밖에서 말했는디.....서산이라고

매니저 가족 관계?

창봉 아부지 계시고, 어머니 계시고....그리고 복순이하고... 이렇게 살아요.

매니저 복순이요?

창봉 . 잡종이지요. 그래도 똑똑한 놈이랍니다.

매니저 . 강아지?

창봉 .

매니저 재산은 얼마나 있나요?

창봉 재산이요? 감태 양식을 하고 있는데 그게 쫌 됩니다. 양식장이 겁나게 커요.

매니저 구체적으로 얼마 나요?

창봉 글쎄요.

매니저 ...

창봉 못 잡아도 한 50억은 될 겁니다

매니저 질질 끌지 마시고 바로바로 대답해주세요.

창봉 아따...그거 참 씁쓸하네요. 사람을 한번 만나는데 무슨 호구조사를 이렇게

삭막하게 한답니까?

매니저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거지요. 싫으면 그만둘까요?

창봉 아..아..그래요 알았어요.

매니저 그럼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시고

창봉 . 그러지요

매니저 취미는?

창봉 일 하느라 취미 같은 거 가질 여유는 없어요.

매니저 좋아하는 노래 장르는?

창봉 이래 봬도 클래식 좋아합니다.

매니저 좋아하는 컬러는?

창봉 열정적인 빨간색

매니저 좋아하는 음식은?

창봉 짜장면

매니저 좋아하는 꽃은?

창봉 물망초

 

(여유 추가 질문 추가)

대답하는 사람은 해준으로 바뀐다.

 

매니저 요리 실력은 어땠으면 좋겠어요?

해준 상관 없어요.

매니저 재산은 어느 정도 있기를 원합니까?

해준 그것도 상관없어요.

매니저 외모는?

해준 크게 상관은 없지만 너무 뚱뚱하지만 않으면 좋겠습니다.

매니저 직업은?

해준 자기 일을 하면 좋겠지만 제가 있으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매니저 특별히 원하는 것이 또 있나요?

해준......

매니저 이야기 하세요. 지금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한 조건이 될 겁니다.

해준 (생각에 빠져있다가) 사랑... 진실한 사랑을 해주는 사람이면 됩니다.

*(매니저 . 그래요 진실한 사랑 그거 정말 중요하죠)

 

3. 카페

 

빨간 옷을 입고 배가 불룩한 소연이 앉아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소연 응 엄마. 오빠 이쪽으로 오기로 했어... 오빠도 나 요리 못하는 거 아는데 뭘......

그래서 짜장면 먹기로 했어...... 왜... 짜장면이 어때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알았어. 이따 다시 전화할게~ 응 끊어.

정우 (앞에 앉으며) 소연아. 잘 갔다 왔지?

소연 

정우 뭐래?

소연 건강하데

정우 둘 다?

소연 . 둘 다.

정우 이 녀석들... 엄마 힘들게 하고~

소연 힘들긴. 난 너무 좋아 죽겠는데?

정우 그래. 맞아~ 우리 복덩이들.

, 집에 자기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팀장님이 화분 보냈더라

소연 화분? 무슨 화분?

정우 물망초던데?

소연 물망초? . 예쁘겠다. 오빠 그런데 물망초 꽃말이 뭐지?

정우 꽃말? 음....글쎄?

소연 (배를 만지며) .... 얘들 봐. 둘이서 양쪽으로 발차기한다.

정우 어디..어디...

 

뱃속의 아기의 움직임에 기뻐하는 소연과 정우.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4. 상담실 앞

 

안에서는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카메라 천천히 틸업하면 문 앞에 붙어있는 이름

"환생 문"

 

*참고//창봉과 해준은 끝까지 자신들이 환생할 때 만날 어머니를 고르는 것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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